나는 막막해서 줄넘기를 한다. 프롤로그

퇴사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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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사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퇴사를 결심했다. 진상 손님과의 마찰, 고된 노동 그리고 사장과의 의견 차이가 날 괴롭혔었다. 그래서 나는 퇴사를 하면 스트레스가 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다른 직장을 다닌다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을까? 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또는 만약 내가 나 혼자의 힘으로 경제활동을 한다면, 단 돈 1000원이라도 벌 수 있을까?, 정말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유명한 위인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말고 현실에 충실하라고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쉬웠으면 나는 막막한 기분이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어났을 때부터 잠이 들 때까지 24시간 걱정거리로 가득 차 있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걱정은 증가되는 게 아니라 증폭되었다. 어느 순간에 계획도 없던 나는 퇴사한 뒤 걱정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뭐라도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다른 직장을 가지기 전이나 개인사업을 하기 전에 이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 심신은 망가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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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폭식하여 몸무게는 90kg 이상을 찍었다. 손님과 사장과의 마찰로 인해 탈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또한 비만인 상태에서 고된 노동으로 인해 멀쩡한 구석이 없었다. 정신적, 육첵적으로 나는 전부 엉망이 됐다.

 

처음에는 불안과 걱정을 줄이기 위해 독서를 했다. 책에 집중하니 다른 생각을 안 하게 되고 무언가 깨달은 생각에 나는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였다. 오래 앉아서 책을 읽는 행위도 엄청난 체력 소비가 들었다. 고된 노동과 비만으로 인해 오래 앉으면 허리가 아팠다. 아픈 허리 때문에 집중력이 낮아졌다. 결정적으로 독서하는 체력이 안되니 점점 눈은 침침해지고 머릿속에 글이 들어오지 않았다. 허리가 아파 잠시 누우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또 엄습해왔다. 나는 아픈 허리를 핑계로 독서를 지속하지 못하면 원하는 목표에 절대 도달 못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단 살을 빼자. 그리고 건강해지자. 다짐하게 됐다.

 

그래서 나는 운동을 결심했다. 나는 운동을 해서 일단 육체적인 건강을 되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목표는 바디 프로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나는 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내 운동은 줄넘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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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하지만 지루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에 대한 생각이 올라왔다. 나는 이러한 딴생각을 차단하고 싶어서 조깅으로 바꿨다. 하지만 운동에 대해 완전히 초보라서 5초만 뛰어도 숨이 턱밑에까지 차올랐다. 내 몸에서는 힘들다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이 나질 않아 좋았다. 지금 현재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로 가득 차서 좋았다. 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니 왠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성취감마저 들었다. 그래서 나는 힘들지만 어떻게든 참고 30분간을 조깅했다. 다음날에도 나는 힘들어도 조깅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편안히 잠에 들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이 될 때, 근육통이 당연히 있었지만, 더욱 내 마음을 아프게 한건 뼈가 욱신거렸다. 무리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참고해보려고 했지만 허리, 무릎 그리고 발목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같이 뛰는데 내가 길을 막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에게서부터 창피한 시선을 스스로 느껴버렸다.

 

나는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한 게 잘못이었다. 마치 뱁새가 황새 따라 하다가 가랑이 찢어진 격이 됐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운동을 바꿨다. 유튜브에 나오는 영상 보고 따라 했지만 금방 지루해졌다. 무언가 내가 쫓아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버피테스트를 선택을 했지만 허름한 월세방에서 육중한 몸으로 버피테스트를 하니까 층간소음이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운동이 지금도 하고 있는 줄넘기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가볍게 점프만 뛰면 된다. 땀도 나고 숨은 적당히 차오른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도 되지 않는다. 밖에서 한정된 자리에서 하니 층간소음도 없다. 공원 한 구석에 푹신한 바닥에서 하니까 몸의 무리도 덜 왔다. 내가 주도적으로 줄넘기를 해야 하니 지루하지도 않다. 내 생각에는 줄넘기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았다. 줄넘기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특성을 지닌 것 같다. 단순히 줄을 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어떤 강도로 줄넘기를 돌려야 하며, 점프는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에 따라 운동이 바뀐다. 속도와 리듬도 잘 맞아야 한다. 나는 이런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줄넘기를 좋아하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작은 용기를 빌어 나는 줄넘기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 더 이야기하겠지만, 운동 왕초보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운동을 다짐한 이에게 내일부터가 아니라 지금 당장 줄넘기들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