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이야기

내가 생각하는 정육점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하까되 2022. 3. 3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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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마다 편차는 다르겠지만

저는 아래에 있는 질문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뭐가 맛있나요?


정말 이 질문이 제일 난감합니다. 저의 대답은 '네 다 맛있습니다.'입니다. 어떤 정육점이 맛없는 고기를 팔겠습니까? '이 고기는 맛없으니 가져가지 마세요'라고 말을 하는 정육점은 없습니다. 만약에 있다 하더라도 그 정육점은 제기능을 못하는 정육점입니다. 사람들마다 맛있다는 기준은 다 다릅니다. 가장 맛있다는 고기는 본인의 입맛에 맞는 고기입니다. 저는 제가 맛있어하는 고기를 압니다. 하지만 손님이 맛있어하는 고기는 모릅니다.

 

정육점은 손님에게 추천을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도 맛이 없었다고 화내는 손님도 계십니다. 또한 손님에게 고기를 추천드려도 자신이 먹고싶은 고기를 가져가시는 분도 계십니다. 무슨 고기가 맛있는지 물어보는 것보다는 이 고기가 무슨 맛이 나는지 물어봐주시면 정육점에서도 친절히 답해줄 수 있습니다.

지방없는 삼겹살은 없나요?


없습니다. 비계를 이루는 부분이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이 큰 쪽이 삼겹살입니다. 삼겹살은 지방이 없으면 맛도 떨어지고 씹는 식감도 퍽퍽합니다. 그래서 돼지수육 하실 때 삼겹살로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삼겹살 중에 지방이 적은 끝부분을 삼겹살 미추리라고 합니다.

 

어떤 손님들은 그래도 미추리가 맛있고 식감도 좋다고 하십니다. 앞서 말한 바 같이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이 많기 때문에 그나마 다른 부위에 비해 맛있는 것이지 삼겹살 전체로 보자면 맛이 좀 떨어집니다.

 

삼겹살 지방도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어떤 손님은 지방이 조금만 있어도 많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고 지방이 많아야 맛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정육점이나 삼겹살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에 나오는 삼겹살의 특징이 각기 다 다릅니다. 삼겹살을 구매하시는 예비 고객들은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는 곳을 가서 사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고기 안 깎아 주나요?


솔직히 대뜸 대고 물어보시면 깎아주기 싫습니다. 대형 브랜드에서는 깎아달라는 얘기도 안 하면서 소매상에게 바로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여기서의 대답이 굉장히 민감할 수 있습니다. 고기를 많이 샀으니 당연히 깎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혹은 동네 사람인데 너무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등 많은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의 입장에서 갑자기 할인해달라고 하시면 왜 깎아줘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직원에게 잘해 준 것도 아니면서도 말입니다. 사장의 입장에서는 단골이거나 많이 사면 할인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객이 직원에게 무언가를 주었습니까? 자기가 물품을 보고 가격도 확인했으니 사는 것인데 갑자기 할인해달라고 하시면 곤란합니다. 저희 매장 같은 경우 찌개용 앞다리 5000원짜리도 할인해달라고 우기시는 분도 있습니다.

 

아무 말 안 하셔도 눈치있는 직원이나 사장은 알아서 할인합니다. 그리고 할인을 매번 받는 손님은 정육점 종사자보다 더 친절하고 매장에 들어오실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가득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아무말 안하셔도 정육점에서 더 챙겨드리려고 합니다. 그러니 무조건적으로 자기 생각만 하고 할인해달라는 말은 삼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정육점에서 느낀 점들을 나열했습니다.

분명 불편하시거나 다른 매장들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참고만 하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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